결혼 하기 전에 자녀계획을 잡상

트랙백은 불편함을 드릴수 있어서 생략.

결혼 하기 전에 자녀계획을 나는 세웠는가 하면 아니요 1도 몰랐습니다. 진짜로 저는 애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도 거의 몰랐으며 (섹스 경험도 없었습니다), 섹스를 하고 나서 그게 어떻게 수정이 되고 여자 몸 속에서 아기가 만들어지고 나중에 출산이 어떻게 되는지, 중간의 출산 과정에 여성의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런거 진짜 1도 몰랐습니다. 어떻게 1도 모를수 있냐고 묻는다면 시발 안배웠으니까 모르죠. 아직도 기억납니다. 중학교 생물 시간 중 1시간을 내서 성교육 비디오를 튼다고 했습니다. 꼬꼬마 중학생들은 기대에 차서(?) 그 시간을 기다렸는데요, 그 시간이 되자 생물 선생님은 "중간고사가 내일 모레인데 비디오 보자고 지랄하지 말고 자습해라" 라고 말하신 뒤 담배피러 나갔습니다.

물론 모든 엑스세대(와... 시발 존나 꼰대스러운 단어네요) 남자들이 저따구로 성교육을 받지는 않았을 겁니다만, 적어도 저는 그랬고, 제 친구들이나 군대 후임 동기 선임들도 대게 비슷했습니다. 아는 것이라고는 야동에서 본 섹스 섹스 쎄에에에에에엑쓰으으으으! 밖에 없고, 그에 관련된 가임기나 생리나 임신이나 낙태나 임신주기에 따른 여성 몸의 변화 같은건 정말 1도 몰랐습니다. 차라리 북한군 편제 체제와 항공기 댓수 및 기종별로 암기는 했었죠. 그러나 숫총각이던 저는 여성의 유두가 자극을 받으면 단단해지고 커진다는 것도 몰랐어요. 야동에서 보면 그런 변화를 자세헤 관찰해주지는 않잖아요? 그냥 물고 빨면 여자가 좋아하는거 같더라.. 같은 병신스러운 선입견만 던져주는게 야동입죠. 네.

암튼 그래서, 애가 어떻게 생기는 지를 모르니 애를 어떻게 얼마나 낳고 어떻게 기를것이다라는 논의가 될리가 없어요. 막연하게 - 진짜 대충 막연하게 - 생각을 할 거에요. 남자새끼들은 그렇거든요. 자기가 잘 모르고 모호하고 그러면 그냥 대충 머리속에 떠오르는 대로 사회적 통념과 편견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서 그게 지 대가리에서 나온 생각인냥 떠들고 다녀요. (여기에 대해서는 할 말이 많은데, 패스하자구요. 하나만 말하자면, 남자놈들이 병신같이 찌껄이는 허튼 소리들 중 90% 이상은 생각없이 어디서 주워들은 개소리일 겁니다. 그걸 '아 내가 왜 이말을 하고 다른 사람들이 이 말에 어떻게 반응하는가' 라고 고민해야 하는데, 남자들은 자기가 병신이라는 걸 자랑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리하여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여 임신을 위해 생리주기를 맞춰 배란기에 섹스를 하고 정액을 뿌리는 그 남자의 대가리에는 딱히 아이에 대한 개념이 '씨뿌리면 나오겠지?' 정도 밖에 없어요. 시발 무슨 스마트폰 농사짓는 앱게임도 아니고, 씨뿌린다고 농작물이 그냥 생산될리가 없죠. 토양은 지력이 고갈되고 병충해와 날씨는 지랄같고 서리해가는 새끼도 있으며 지나가던 똥깨나 토끼가 덤벼들기도 합니다. 실제로 농사 짓는 사람이 농사 앱게임을 하고 있으면 미연시 하는 느낌이 들어요. 내 편한대로 모든게 운수 좋게 일없이 사고 없이 이루어지는 가상현실세계.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면, 대충 그따구 생각을 임신 및 출산에 대해서 하고 있는게 남자입니다. 그리고  뭐라는가 하면,

"뭐, 애를 내가 낳나? 아내가 낳지. 내가 뭘 안들 뭐 할수 있는거 아니잖아?".

분노하시기 이전에, 상당수의 남자들이 딱 이따구 생각을 하는 이유는 딱 고따구밖에 생각할수 없는 만큼 배워처먹어서 그렇습니다. 요즘은 또 어떨지 몰라요. 그러나 1970-1980년대의 남학생들은 생물시간에 성교육 및 생식기 부분은 시험에 안나온다고 스킵하고 넘어가는 선생님들도 있었습니다. 생물 선생님이 남학교의 여선생님이었다면 짖궂은 일부 학생들의 질문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그러시던 분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콘돔착용법은 고사하고, 콘돔이 뭔지도 모르며, 모유수유시에 어떤 일이 벌어지며 어떤 질병이 발생하고, 양수가 무엇이며, 태반은 무엇이고, 아이가 자리를 잡는게 얼마나 중요한지, 초음파라는 돌고래나 가지고 있다는 그 능력이 왜 자꾸 의사입에서 나오는지 모르는 놈들이 천지 떼까리인거죠.

이러면 남자가 임신 및 출산에 대해 느끼는 감정은 미지에 대한 공포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게 됩니다. 그러나 무섭다고 쫄기는 쪽팔리니까(뭐 병신아?), 호기롭게 사회적 통념을 대충 들은대로 읆어주고 거만을 떠는 거죠. 이제 퇴근해야 해서 더 쓸수가 없는데, 암튼 저는 결혼 전에는 임신과 출산과 자녀계획에 대해서 1도 몰랐습니다. 진짜로요. (섹스에 대해서도 잘 몰랐는걸요). 그리함에도 불구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둘이나 만들고 아내가 낳아주고 지금 기르고 잇는 것은, 일단 아내가 보살이고, 둘째는 모르는 것들이 닥치면 닥치는대로 포기하지 않고 도망치지 않고 그것들을 배워나가면서 그때 그때마다 아내와 이야기하고 상의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모를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은 다르겠지만, 조카하고 이야기 해보니까 이놈도 상병신이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아내 말을 전적으로 따르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진짜 당신이 '애는 여자가 낳는 거잖아. 내가 어쩌라고' 라고 말할거라면, 아이를 가지고 기르고 키우는 문제에 대해서는 바로 그 애를 낳아주는 여자 말에 전적으로 동의하고 따라주는게 맞지 않겠어요? 당신이 낳은거 아니잖아요? 발뺌을 하고 책임을 지지 않으려 한다면, 그에 따른 권리도 주장해서는 안된다 이거에요. 그리고 솔직히 말해서 남자가 잘 모르잖아요. 좆도 모르는 게 있다면, 전문가에게 맡기고 최대한 서포팅을 하는게 좋다고 생각해요. 서포터가 CS 먹고 킬 딴다고 해서 승리할수 있는거 아니잖아요. 원딜님이 돈벌게 냅두시고 서포터는 힐이나 합시다. 그나저나 요즘 피들서폿이 참 재미있는데, 재미있으면 져요. 하지만 재미없는 서폿 든다고 해서 이기는 거 아니니, 전 재미를 찾을래요.



한줄 요약 : 죽고 싶지 않으면 와이프에게 거스르지 마라. 와이프가 선 원딜임. 너는 서포터.


출산 잡상

아는 분이 어제밤에 애를 낳으셨다.
그게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괴로운지는 내가 말할 필요 없을 것이고,
이제 애를 낳고 나서 또 얼마나 힘들고 지치고 괴로울지도 내가 말할 필요 없을 것이다.

숭고한 행위이며 희생이고 크나큰 결정이며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것 또한 지나가리라.
잠시 스쳐갈 어려움과 악에 휘둘려 주워담지 못할 말을 내뱉지 말 지어다.
설령 유혹에 빠져, 용기가 꺾여 잘못을 저지른다 한들, 서로 사랑과 믿음으로 이겨낼 지어다.

파이팅!

감정적이고 무조건적인 악의 잡상

이번 300억 사건도 그렇고 트와이스 사나의 트위터 사건도 그렇고, 페미니즘 진영의 모순과 잘못과 아이러니함과 멍청함을 비난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이해하나, 그 비난의 방법이 편협하고 조작된 것이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기실 이러한 사건들에 대한 반응이랍시고 글을 올리는 사람들을 보면, 각각의 멍청함과 말실수의 파편들을 모아 일렬로 전시해 놓고 그것이 하나의 주체가 이랬다 저랬다 말을 바꿔가며 자신의 무지함을 드러내는 것 처럼 꾸며놓는데, 우리는 그러한 ‘재미있는’ 조작된 결과물을 보고 조롱하기보다는, 그 내용들이 특정 단체의 것이기는 하나 그 단체안의 각각의 객체들이 내뱉어낸 말들의 모음일 뿐이라는걸 알아야 한다. 즉 모순되어 보이는 그 일련의 말들이 사실은 모순되어 있지 않은 다른 결과물일수 있는 것이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어떠한 단체이건 간에 여러가지 사람들이 존재하고, 어떤 사건에 대해 다분히 감정적인 반응들이 여러사람에게서 여러가지 시작으로 나올수 있으며, 그것들 중에서 굳이 최악의 것들만 모아서 한데 모으려는 시도는 악의적인 조작일 뿐이라는 것을 알수 있다. 그거에 넘어가서 가볍게 조롱하거나 분노를 표출해야 하는가? 좀더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그들을 싫어할수도 있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해서 조롱해야 하는가? 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이런 것들을 보면 그냥 또 하나의 악의만을 느낄 뿐이다. 평가나 비교나 생각이나 논리적인 반응이 아닌, 감정적이고 무조건적인 악의 말이다.


그건 아닌데! 잡상

상투어를 빌린 농담 화법

내 뻘글에 그건 아닌데! 라고 말씀해 주시는 분들이 진짜 고마운 분들이다.
사실 노화 때문이 아니고 내가 문제인 것 맞다.
내가 꼰대스러운 잔소리를 줄여야 하는게 맞거든.
괜히 심려를 끼쳐드려서 죄송스럽다.


그리고 좀 난 나를 고쳐야겠다. 더 고쳐야지.

1. 죄송합니다. 잡상

죄송합니다. 제 댓글들은 아무 의미 없는 것들입니다. 인간의 성적 욕구는 그것이 발현될 수 있는 권력구조가 확립되었을때에나 터져나오겠죠.

아이고 의미없다, 라는 말은 40살 넘어서 인생을 망쳐먹은 놈이 쓸수 있는 말입니다. 의역하면, 난 이제 모르겠다 신경 끌란다, 라는 뜻 정도 되겠습니다. 그래도 되고 그럴수 밖에 없는 나이가 마흔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이 국가권력의 중추나 언론사나 기타 단체의 수장 및 운영진이 아닌 소시민이라면 말입니다.

내가 분노한들 내가 소리친들 내가 울먹인들 내가 내지르고 쓰고 읽고 말한듯 무슨 의미가 있는가? 라는 절망감은 4살때부터 느껴왔습니다만, 본격적으로 그따구 소리를 내뱉어도 사람들이 한숨을 쉬거나 혀를 차기 보다는 ‘아 그래… 그러세요. 그러시던가요’ 하며 무시해 주는 나이가 마흔인듯 합니다.

사실 이 나이가 되면 저보다 나이 어린 사람들에게 말하는건 꼰대질이나 맨스플레인이 되고, 저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에게 말하는건 제가 짜증이 납니다. 아가리를 닥치고 유산소 운동이나 해서 척추기립근과 하체 단련으로 고지혈증과 통풍, 고혈압, 심장질환을 예방해야 하는 나이인 것입니다. 암은 예방이 불가능 하니까 어쩔수 없고 말이죠. 정 무섭다면 담배나 끊으세요. 술도 줄이시고 말입니다. 그래도 유의미한 차이는 없겠지만.

히 트랙백해서 죄송합니다. 힘내세요.

그래서 공창제를 지지한다. 잡상

이해할 게 따로 있지

1. 성매매는 불법이고 성매매가 아니더라 하더라도 기타 관련된 유흥 관련 행동은 좋은 일이 아니다.
2. 좋은 일이 아니면 하지 말아야 한다.
3. 좋은 일이 아닌걸 알지만 사회생활하다 보면 어쩔수 없이 해야 한다는 말이 있다.
4. 이걸 겨우 취업한 신입사원이 노래방 도우미를 옆에 앉히는 부장의 개진상에 시달리면서 하는 말이면 어느정도 이해는 한다.
5. 그러나 그럴 경우라 할지라도 속으로는 죄의식을 느끼고 그런 상황을 피할수 있다면 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해야겠지.

6. 먹고 살려고 하다 보면 정말 도덕적이지 못하고 비윤리적인 상황을 피할수 없는 경우가 생긴다.
7. 그럴 경우 장렬하게 맞서고 스스로의 도덕적 관념을 지킨다음 짤리면 (…) 골치아파지니까 그래 그럴 경우는 괴로워하면서도 생존을 위해 참는다고 치자.
8. 그러나 꼭 그래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에 자신이 그것을 택한다면, 그러면서 ‘사회생활’ 이라는 면죄부를 붙인다면 그냥 그건 개새끼고.
9. 자기가 원래는 그런걸 싫어햇는데 하다 보니 무감각해지고 관습적으로 으례 하게 된다는 사람도 잇었다.
10. 슬픈 사람이고, 이것도 어느정도 이해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다보니 양심이 망가졌다는 그 사람을 좋게 볼수는 없는 것이다.

11. 그런데 추앙받거나 부러움을 받던 시기도 분명 잇었지, 그러나 그건 몇십년전 이야기이고, 아직도 그런 잔재가 남아 잇기는 하지만,
12. 사실 사회는 아주 천천히 바뀐다. 세대가 바뀌어도 패러다임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3세대에서 4세대가 지나야만 무언가가 ‘변화’ 한다.
13. 그래서 이런 풍조가 많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하나 둘 씩 들리는 극단적인 이야기들이 소름끼치고 그러는 건데,
14. 확실히 많이 바뀌긴 바뀌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좀더 완벽하고 빠른 변화를 바라는 거고, 그것이 여전히 살아있는 구세대의 패러다임과 상충한다.

15. 그런데, 사람은 각자 다른 생각을 가지기 마련이어서, 어떤 경우에는 정말로 구시대적인, 꼰대적인 생각이 젊은 사람들에게서 튀어나오기도 한다.
16. 그 사람이 그런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나 경험이나 살아온 인생을 우리가 다 알고 이해하기란 어려운 것이다.
17. 그런데 중요한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그러한 사람의 생각도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틀린 생각을 존중하기란 참으로 어렵지만,
18. 전에 항상 논쟁을 벌였던 이유가 이거였다. 누군가가 틀린 생각을 하고 있다면, 민주주의 사회에서 그것은 무시되어야 하는가? 고쳐주어야 하는가? 존중받아야 하는가?

19. 우리는 국가나 정부나 혹은 초월적 단체나 개인이 개개인의 잘못된 생각을 고쳐주고 바르게 이끌어주는 사회에서 살고 있지 않다.
20. 1984는 블랙코미디였지만 현실은 그보다 더 조잡하고 혼란스럽다. 그렇기 때문에 난 타인의 생각에 분노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다.

21. 한국 갈 때마다 곤혹스러웟던 것은 서울에 올라간 친구들과 술자리를 가질 때 마다 아가씨가 있는 술집에 가자는 친구들 때문이었다.
22. 어디서 못된것을 배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친구들과 연락을 뜸하게 가지고 지내다 보니 결국 동창회 오라는 소리도 못듣고 있다.
23. 나는 나의 도덕적 이념을 관철했는가. 혹은 난 내 친구들을 설득했어야 했던가. 내가 70년대 생이다. 80년대생은 또 다르겠지. 90년대생은 더 틀릴 것이다.
24. 그러나 어떠한 행동이 사건이 움직임이 현상이 그렇게 쉽게 모조리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안다. 왜냐? 비즈니스가 남아 있는걸 보면 알수 있다.
25. 누군가가 여전히 그걸로 돈을 벌고 있다는 것은 여전히 그에 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이다.

26. 그리고 사회의 도덕적 윤리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그 비즈니스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은 그것이 사회윤리적인 측면에서 통제가 불가능한 인간의 원초적 욕구라는 증거라고 본다.
27. 그 욕구가 더럽거나 옳지 않거나 불법이거나 범죄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장사가 된다는 것 그 자체에 나는 집중하고 싶다.
28. 물론 어떤 사람들은 그게 불법인줄 모르고 (뭐?), 혹은 불법임을 알지만 개의치 않거나 (이게 더 말이 되는군), 불법이라 잡힐것을 걱정하면서 그걸 한다.
29. 그래도 한다.
30. 많이 바뀌었고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한다. 이 비즈니스의 역사는 수천년짜리다.

31. 이럴 경우, 이 현상은 통제가 가능한 것인가?
32. 절대로 근절되지 않는 현상이라면, 타협해야 하지 않을까? 밟아 죽일수 없다면, 관리해야 하지 않을까?
33.성병 전파, 조직폭력배, 인생을 버리는 여성들, 가정을 망가뜨리는 남성들, 스스로의 도덕적 윤리를 저버리는 개인들, 경찰들의 비리….
34. 현상 자체를 박멸하는게 우선인가, 이 현상으로 인해 파생되는 피해들을 줄이는 것이 우선인가? (그리고 어느쪽이 ‘가능’ 한가?)
35. 난 그래서 공창제를 지지한다. 아 물론 남녀 평등적으로 호스트바도 포함해서 말이다.
36. 지난번 동창회 때, 대학 동기(여성)이 호스트 바 가서 유사성행위를 했다는 이야기 털어놓았고, 누군가가 여권신장! 이라고 농담을 했다.

37. 별로 안웃겼다. 사람들은 모두 웃었지만.

38. 암튼 이런것들은 쉽게 이해할 만한 것은 아니다.
39. 그리고 설령 상황이 그럴수 밖에 없는 꼬인 상황이라 할지라도 약간의 이해보다는 질책이나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 겠지.
40. 그러하다.


새로 시작하면 안되냐고 잡상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가끔 사람들이 그런다. 늦었다고 느낄 때 그때라도 깨달아서 새로 시작하면 안되냐고. 그런데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 사람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가 이제 깨달아서 새로 시작하는게 아니라, 지금까지 모르는 동안 다른 것들을 해왔기 때문이다. 백지처럼 깨끗하다면 다시 칠 할수 있다. 그러나 이미 그림을 그려오고 있었다면, 그 방법이 잘못되었고 후회된 다 한들 지나온 세월의 덧칠을 벗겨낼수가 없다. 아, 벗겨낼수 있기도 하다. 돈이 아주 많으면.

시간이 없더라도 돈이 있다면 다시 시작할 수 있다. 그런데 돈이 많은 사람은 좀 잘못된 방향으로 가도 별로 문제없이 잘 살기 때문에 굳이 칠을 벗겨내고 새로 칠할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재수가 좋고 운좋은 사람들 이야기가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재수가 없고, 조금 가난하고, 시간이 없고, 능력이 모자란다. 그래서 선택을 잘 해야 하고, 한정된 자원을 잘 배분해서 테크트리를 잘 타야 하는 것인데,

대개의 경우 더 쉽고 괜찮고 편해 보이는, 당장 돈이 들어오는 테크트리가 좋아 보이니까 탔다가 나중에 레벨업이 더 이상 안되는 상황에 빠지는 것이다. 지금 파밍 잘 되고 딜 잘박혀서 좋다고 직업을 골랐는데, 알고보니 레벨 상한선이 60레벨 이더라. 다른 직업들은 초반에 성장하기가 너무 힘들고,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어색한 사냥터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키워야 하기에 그걸 택하는 사람들이 바보같아 보였는데, 알고보니까 그런 직업들은 레벨 상한선이 200레벨 이더라…

늦었다고 생각하면 이미 늦은 것이다. 쉽게 말해서, 늦었다고 느낄 때는 이미 망캐가 된 후다.

이미 늦은 것일지도 모른다 잡상

이민을 어중간하게 오는 사람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아예 어릴 때 와서 낯선 사회에 뛰어들 여유와 용기가 있을때는 주저않고 도전한다.
아주 나이먹고 와서 이 모르는 사회에 뛰어들 수 밖에 없는 사람들도 죽이 되던 밥이 되건 덤벼든다.

어중간하게 오는 사람들은 간을 보다가 망하곤 한다.

어느정도 나이도 있고 능력도 있는데 이 '다른 나라' 에서는 경력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즉, 어린애들 처럼 맨땅에 헤딩해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살아온 경험과 자존심이 용납하지 않고,
그러다 보면 결국 그걸 인정해 주는 한인 사회에 편입해서 한국사람들과 일을 하게 된다.

그걸 5년정도 하고 나면 그제서야 느끼는 것이다. 아차 내가 그때 잘못했구나.
그리고 이제 늦었구나. 그때 그냥 닥돌하고 때려박아서 어린애들하고 같이 경쟁하고
밑바닥부터 배워나가고 영어도 실전에서 배우고 그랬어야 지금 쯤 어느정도 사회에 적응할텐데,

내 편한 한국말 해주는 사람들과 일하며 편하게 돈 벌다 보니 이제 나는 이도 저도 아니게 되었다.
차라리 나보다 늙었던 형 누나들은 목숨던지듯 현지 사회에 덤벼들어서 이제 적응했는데
난 그네들의 방식이 세련되지 못하다고 비웃다가 이제 그네들보다 뒤쳐지는구나.

그네들이 더듬거리며 영어쓰며 장사하고. 캐나다 사람이 하는 가게에서 허드렛일 하고
공장에서 물건 나를때 난 솔직히 그네들을 비웃었는데, 내가 더 돈 많이 버는데, 더 편하게,
세월이 지나보니 내가 벌었던 돈보다 더 중요한게 있었다는걸 이제야 깨닫는구나.

다른 세상에 왔으면 이 세상에 적응하려고 노력을 해야 했었구나.




그거 알게 되면 늦었다.

‘넌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 잡상

유치원 생일잔치 / 장래희망

한국에 갈때마다 타박을 듣는게 어디 한두가지 이겠느냐마는,

그중에서도 가장 스트레스를 주는 것은 아이 관련 문제였다. 한국에 아이들을 데리고 갈 때마다 어르신들이 아이에게 꼭 던지는 질문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나중에 커서 뭐가 될거니?” 였다는데, 거기에 대해 우리 애들은 “몰라요!” 라고 당당하게 대답했고, 그러면 어르신들은 나에게 비난의 시선을 보내시곤 했다. 급기야 약간의 덕담을 가장한 꾸지람과 꼰대질 속에 그분들은 나에게 아이의 장래에 대해 설계해주지 않은 몹쓸 아빠 같은 명칭을 부여하셨고, 난 거기에 대해서 솔직히 할말도 있고 기분도 졸라 상했지만, 어르신들하고 싸우고 싶지 않았기에 ‘네 제가 아직 모자랐습니다. 생각이 짧았네요’ 같은 속발린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르신들에게 꽤 거금의 용돈을 받았다. (이게 중요).

어 정말 거금이더라. 애 한명당 5만원 주시더라. 5만원권의 의미가 이런건가 싶더라고.

그런거 있다. 나중에 뭐가 될거냐? 라는 질문을 5살 짜리가 이미 생각을 하고 정해 두고 거기에 대한 희망차고 진취적이며 건설적이고 현실적이기 까지한 계획을 이미 세워두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다. 씨발 조또 지랄 염병을 하고 있네, 라는 욕설이 목구멍까지 튀어나왔지만 그분들이 딱히 나에게 엄청난 악감정을 가지고 있어서 그따위 개소리를 하는게 아니다. 이건 정말 으례 나오는 덕담이다. 다 그러신다. 5살 어린이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소인은 나중에 관직에 올라 가문의 명예를 빛내겠습니다! 어사화 꼽고 동네에 들어와 부모님께 절하며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해야죠’ 같은 말을 하길 기대하는 것이다.

어사화가 뭔가 하면 장원급제 한 사람이 대가리에 꼽고 자랑질 하는 아이템이다.

내 부모님이 그러신다면 아 뭐 내 부모님이니까 그런가보다 하고 넘어가겠지만 생판 모르는 아이를 잠시 지하철 옆자리에 앉았다고 물어본다는 말이 장래에 뭐가 될거냐는 건 좀 안타갑다. 그게 그렇게 중요합니까? 라고 반문하고 싶다. 5살 애가 그걸 생각해야 하나요? 라고 질문하고 싶다. 아직 스폰지밥에 미쳐있고 지 베이블레이드 팽이가 어떻게 하면 앞집 녀석의 페가수스를 이길수 있을지 고민하는, 잘때 인형이 없으면 울음을 터트리고 피망도 못먹고 남녀가 키스하는게 티비에 나오면 우엑 우엑 하면서 방구 똥 같은 단어에 웃음을 참지 못하는 5살짜리 애가 지 미래의 모습을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까?

… 가 아니고, 그분들도 딱히 별 생각없이 던지는 것이지.

그런데 그딴 별 생각없는 덕담이 깊이 생각하고 고찰하지 않으면 내 놓을 수 없는 답변을 요구한다는게 문제다. 사실 그런 거 많지 않는가? 어르신들이 툭 던지는 말들치고 그냥 가볍게 ‘그럼요 오늘 날씨가 개구리네요, 개굴개굴’ 같은 답변을 할수 있는 것들이던가? 그분들은 너무나도 어려운 말을 아주 쉽게 별 생각없이 던진다. 취업은 언제 할거고? 시집은 언제 갈거냐? 애들 계획은 있냐? 대학은 어디로 갈거냐? 노후 계획은 세워놧냐? 니 애들은 나중에 커서 뭐가 될거냐? 부부 생활은 잘 되가냐? 지구 온난화는 어떻게 해결할거냐? 한반도 비핵화를 빨리 처리해야 하지 않겠냐? 등등의,

그분들은 왜 그런 어렵고 심오하면서 진진지하게 접근해야 하는 어려운 질문들을 별 생각없이 던질까.

그래야 어른스러워 보이기 때문일까. 그래야 자신의 위엄과 무게와 엄격함과 연륜을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아니면 전두엽의 상상력이 고갈되어서 앵무새처럼 그분들의 어르신들이 그랬듯이 입력된 질문값을 되풀이 하며 후손들에게 자신의 꼰대스러움을 전염시키고 싶은 걸까. 전에 한번 그러는 어르신을 붙잡고 아주 진지하게 왜 그런 질문을 하시는지, 정말 거기에 대해 궁금하신 건지, 그러시다면 그에 대한 고견은 어떠신지, 해결책은 따로 어떻게 생각하신 건지를 캐물은 적이 있다. 그분의 반응은 당황스러움, 이었고, 결국 급기야 ‘아니 별 생각없이 던진 말에 뭘 그리 죽자고 달려들어?’ 라는 대답을…

아하.

좀 다른 이야기지만, 조카들이 인생에 대해 푸념을 하면 그냥 웃는게 최선의 답이라고 생각한다. 그네들에게 인생의 방향을 제시해 줄 만큼 난 대단한 사람이 아니고, 설령 대단한 사람이라 한들 타인의 인생을 조언해 줄 만큼 능력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좋은 여자 소개시켜 줄 수 있거나, 자기가 경영하는, 혹은 아는 회사에 취업시켜줄게 아니면 말이다. 혹은 그냥 삼촌이 이정도는 그냥 줄 수 있어, 라며 몇십만원 정도 용돈으로 줄 수 있다면 어느정도의 꼰대스러움을 교환할 수 있을지 모르나, 그런거 없이 그냥 고민에 대한 반응을 내보여야 한다면, 적당한 웃음과 맞장구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조카들에게 ‘넌 나중에 뭐가 되고 싶니?’ 라고 물으면,
조카들은 속으로 ‘아 씨발 꼰대 새끼 지랄하네’ 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눈물이 흘렀다. 잡상

서울시 동작구의 모 빌딩을 구입한 김철수씨는 희망에 가득차 있었다. 마흔 여섯 평생을 모지리처럼만 살아왔건만, 이제 모든것이 술술 잘 풀리기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한 행운의 시작은 김철수씨가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해 와서도 아니었고, 평소에 착하게 남들에게 선행을 베풀며 살아왔기 때문도 아니었다. 그날도 모지리 소리를 들으며 새파랗게 어린 상사에게 질책을 받고, 밖으로 나와 답답한 마음을 달래느라 들어간 편의점에서 자기도 모르게 한장 사 들은 로또가 김철수씨의 인생을 바꾸었다. 아니 앞으로 바꿀 것이다. 처음에는 로또 당첨을 믿지 못했고, 약간의 인지부조화 끝에 꿈이라면 그래도 당첨 확인은 해보고 깨어야 겠지, 라는 마음으로 가서 실제로 58억원을 통장에 집어넣고 나서야 김철수씨는 자신의 인생이 앞으로 크게 달라질 거라는 것을.....

그리고 출근했다.

여전히 상사의 꾸지람을 들으면서도 김철수씨는 여유를 가지고 일했다. 그날따라 좀더 실수가 잦았지만 김철수씨보다 열살이나 어린 과장의 잔소리가 그렇게 싫지만은 않았다. 오히려 일하는 와중에도 짬짬히 인수 인계를 위해 하던 일들을 정리하고 분류하느라 좀더 바빴기에, 김철수씨는 그날 회식자리도 마다하고 야근을 했다. 일이 즐거웠다. 곧 그만둘, 털어버릴 일이기에. 보통 큰 돈이 생기면 좋은 옷, 좋은 차를 마련하기에 바쁘겠지만, 김철수 씨는 여전히 지하철을 타고 통근했다. 장롱면허를 이제서야 꺼내서 값비싼 차를 몰기란 거북하고 무서운 일이었다. 그 대신에 살고 있던 월세집을 처분하고 새로 집을 사기로 결심했다. 그다지 집들을 둘러보지도 않은채, 적당히 나온 서른여섯평 아파트를 구입하고도 통장에는 50억원이 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결심했다. 김철수씨는 빌딩을 사기로.

살 빌딩도 정해져 잇었다. 회사 앞, 자주 가는 김밥천국이 1층에 있고, 2층에는 무슨 학원들이 줄지어 있는, 6층짜리 빌딩이었다. 김철수씨가 이 빌딩을 사기로 결심한 이유는 자주 가던 김밥천국집의 아주머니를 김철수씨가 사모하고 잇었기때문이었다. 아주머니라고 해도 상처한 사십줄의, 김철수씨와 비슷한 연배였기 때문에, 그리고 손님에 대한 친절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허구헌날 김밥천국에서 밥을 사먹는 김철수씨에게 그 여성은 친절햇다. 그러나 김철수씨는 그런 여성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대화를 걸지 몰랐다. 들리는 이야기로 건물 월세가 올라서 장사가 힘들어졌다는 걸 얼핏 새겼지만, 그렇다고 김철수씨가 그녀에게 뭔가 해줄 수 잇는 것은 없었다. 그전까지는 말이다. 이제 김철수씨는 그 빌딩의 오너가 되었다. 그리고 월세 계약 재조정을 시작했다. 행복했다.

그녀가 남편과 함께 나타나기 전까지 말이다.

어쩌다 보니 김철수 씨는 그들에게 전보다 낮은 가격의 월세를 약속하고 있었다. 정작 그녀는 매일 같이 밥을 먹으러 오는 김철수씨를 알아보는 눈치조차 없었다. 오히려 항상 주방에 있다는 남편분이랑 이야기가 꽤 맞아서 어느새 형님 아우님 하고 있었던 김철수씨는 한숨을 내쉬며 이어지는 월세 계약들을 모조리 전보다 낮게 해주었다. 그러하여도 상관 없었다. 빌딩을 구매하느라 크게 지출이 잇었지만, 이제 매월마다 기천만원이 넘는 월세가 따박 따박 들어올테니. 뭔가 계획이 어그러짐을 슬퍼하며 김철수씨는 집으로 돌아와 다음날의 출근 준비를 했다. 그러다가 넥타이를 집어던졌다. 무언가 화가 났고, 분노를 풀 상대가 필요했다. 어차피 회사도 그만둘 차례였으니, 김철수씨는 내일 출근하자 마자 진상을 부리리라 다짐하며 잠이 들었다.

그 다음날, 아침에 출근하자마자 과장에게 불려간 김철수씨는 해고를 통보받았다.

이게 아닌데, 멋지게 내던지려던 사표를 품속에 집어넣은 채 김철수씨는 그나마 미운정이 들었던 과장의, 미안해하며, 그러나 어쩔수 없다는 말투의 김철수씨의 퇴직 통보를 담담히 들었다. 자기보다 10살이나 어린, 물론 더 좋은 대학을 나오고 더 좋은 경력의 더 좋은 업무능력을 가진 과장을 김철수씨는 째려보아 주려고 하다가 그냥 고개를 숙였다. 그나마 퇴직금을 과장이 최대한 손을 써 주었다며 인사과에서 말해주는게 립서비스인지 정말인지 알길 없었다. 그 퇴직금이 계좌에 들어와 보았자 별 미동도 없을 김철수씨의 계좌였기에, 김철수씨는 마지막 날 거나하게 회사 동료들에게 쏘려 했다. 그러나 잠시 뒤에 책상을 정리한 박스를 들고 회사 밖으로 나가야 했다. 강제 퇴직이기에, 회식조차 허용되지 않았다. 도대체 이렇게 갑자기 쫒아내는 이유가 뭘까.

알게 뭐냐, 라고 김철수 씨는 생각했다.

집에 가서 빼갈에 탕수육을 시켜 먹으면서 티비를 보다가, 김철수씨는 커다란 티비를 사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나온 김에 폰을 꺼내 72인치 티비를 주문했다. 내일 배달 올 티비를 놓을 받침대가 없다는 걸 깨달은건 잠이 들기 직전이었지만 김철수씨는 왠지 서글퍼서 받침대는 사지 않았다. 그냥 바닥에 놓아 버리지, 라고 푸념했다. 나 이제 돈 많은데, 집도 생겼는데, 빌딩도 있는 건물주인데, 왜 이렇게… 뭔가… 안멋잇지? 여전히 그렇지? 김철수씨는 푸념하다 잠들었다. 다음날 티비가 아침부터 배달오는 바람에 일찍 깨어난 김철수씨는 숙취에 시달리며 자주 가던 게시판에 글을 올렸다. 마흔 넘은 모쏠 남자가 멋지게 변하려면 뭐가 필요할까요? 곧이어 멋진 차, 멋진 옷, 커다란 집, 비싼 시계 같은 상투적인 답변들이 올라왔다.

그중에서 가장 마음에 든 것은 취미를 가지라는 거였다.

그리하여 김철수씨는 그날부터 집 근처의 골프 연습장을 다니기 시작했다. 그러나 한달을 다니고 나서 느낀 바는 이건 김철수씨에게 맞지 않는다는 거였다. 팔은 아프고, 공은 맞지 않았다. 선생님은 끈기를 가지고 김철수씨가 낸 돈 만큼의 렛슨을 열정적으로 가르쳤지만, 선생님의 눈빛에서 김철수씨는 ‘님은 안되요, 그냥 망한거 같아요, 아무리 더 해보았자 돈지랄입니다’ 라는 절망적인 내용을 읽어낼 수 있었다. 결국 골프채를 집 구석에 처박아 두고, 김철수씨는 아침에 일어나서 음식을 시켜먹고, 하루종일 티비를 보고 게임을 하다가 또 뭔가를 시켜먹고, 또 놀다가 자다가 배가 고프면 음식을 시켜먹었다. 돼지가 따로 없었다. 돈이 엄청나게 많은데 쓸줄을 몰랐다. 쓰기도 귀찮았다. 뭔가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 차라리 이럴때는 잔소리 하던 상사가 그리웠…

“미쳤군요. 멍청하네요. 지금 나보고 그걸 믿으라구요?”

정말 오래간만에 잔소리라도 들으려고 연락한 과장은 의외로 흔쾌히 저녁약속을 잡아 주었다. 그렇게 밥을 먹고 술을 마시러 가서 술을 먹다가 김철수씨는 처음으로 남에게 자신의 상황을 고백했다. 로또가 터졌다고. 그 돈이 아직도 몇십억원이 넘게 남아 있는데, 빌딩도 사 놓아서 월세도 따박 따박 들어오는데, 삶이 무료하고 재미가 없고 의욕이 생기지 않는다고. 처음에 계획했던 몇가지의 발랄하고 희망적인 것들이 어그러지고 망가진 뒤에, 아무것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고. 그러자 과장은 김철수끼가 미치거나 멍청하거나 혹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고, 그래서 술김이지만 김철수씨는 과장의 어깨를 잡고 끌어당겨 자신의 폰뱅킹으로 계좌에 얼마가 들어있는지 보여주었다. 그뒤로 기억이 없었다.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닌데, 그냥 기억이 없었다.

“진짜 그날 기억이 없어. 정말 무슨 일이 잇었던 걸까?”

… 라고 뇌까리다가 김철수씨는 잔소리를 한바가지 듣고 출근 준비를 했다. 마음속 한구석에 출근하기 싫은데, 그냥 집에만 있어도 월세 들어오는데 나 출근안해도 먹고 사는데 지장 없는데! 라는 볼멘 소리가 흘러나오다가 애들 도시락을 싸느라 밥주걱을 든 과장님이 째려보기에 그냥 구두를 신었다. 아 정말 기억이 없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왜 갑자기 과장님이 애인이 됬다가 금방 아내가 되고 임산부가 되어서 지금은 애들 엄마가 되었고, 집에 꼬물거리는 애들이 똥싸고 울고 방긋방긋 웃으면서 날 출근하지 못하게 만드는 거지. 이 모든게 꿈은 아니겠지. 이게 꿈이라면 정말 슬플거야. 진짜 이게 꿈이라면 난 일어나자 마자 펑펑 울거야. 남 몰래 좋아했던 연하의 직장상사랑 결혼해서 이쁜 애기들 낳고 사는 이게 꿈이라면, 도저히 고백할 깜냥도 없고 설령 사귄다 하더라도 잘 될 능력도 없어서 로또라도 터지지 않고서는 감히 꿀수도 없는 그런 꿈이라면….

김철수씨는 꿈에서 깨었다. 알람 진동이 우웅거리는 가운데 전날 자기전에 맞춰본, 그리고 하나도 맞지 않은 로또 종이 쪼가리를 다시 집어들고 확인해 보고, 김철수씨는 한숨을 내쉬며 출근 준비를 했다.

눈물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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